본향을 떠나서

저는 충북에서 4년째 소방관으로 근무 중인 89또래 강희한 입니다. 짧은 글이지만 지방에서 느끼고 깨닫게 된 것을 그루터기들과 나누고자 합니다.


4년 전, 하나님 은혜로 비교적 짧은 6개월간의 준비를 거쳐 소방관에 합격해 지방 근무를 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입으로는 ‘하나님의 은혜가 나를 소방관으로 합격시키셨다’라고 말했지만, 마음 중심에는 ‘내가 열심히 해서 붙은 거야’라는 교만한 마음을 품었던 것 같습니다. 헵시바부터 그루터기까지 약 7년의 신앙생활과 기도 생활을 했기에 ‘지방에서도 잘 할 수 있는 믿음이 있다’고 자만했습니다.


입사 후 6개월, 공무원을 마치 벼슬 얻은 듯 교만과 자만에 빠져 지냈고, 본 교회에서 자신만만하던 신앙생활과 멀어지며 전형적인 선데이 크리스천으로 변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나약한 모습도 하나님의 긍휼과 사랑은 가만히 두시지 않았습니다.


‘최강소방관’이라는 대회에 제가 충주 대표로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연습 도중 다치면서 간단히 나을 것 같았던 양쪽 어깨가 대회가 끝난 후에도 통증이 더 심해졌습니다. 통증 때문에 현장 업무도 제대로 못했습니다. 그 결과 팀원들에게 질타와 눈총을 받았고 저는 위축되고 소극적으로 변했습니다. 그럴수록 더한 질타와 눈총... 1년 3개월의 악순환의 연속이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며 우울증과 불면증도 찾아왔습니다.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해지자 ‘왜 이 상황까지 이르렀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제야 기도가 절실해졌습니다. 잊어버렸던 눈물의 기도를 부르짖었습니다. 완전히 꺼져버린 신앙생활을 다시 타오르게 하기 위해 개인적인 신앙개혁(주일·수요 예배 참석, 성경·구속사 읽기, 기도하기, 출·퇴근 차 안에서 말씀 듣기 등)을 하였습니다. 그렇게 몇 개월 뒤, 근무환경이 좋은 지역으로 옮기게 해주셨고 현재까지도 더 나은 곳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4년간의 세월을 돌이켜보면 많은 것들을 깨닫게 하셨습니다. 내게 진짜 믿음이 없었음을, 교만과 거만할 때의 결과가 무엇인지, 감사가 무엇인지, 기도의 능력과 결과가 어떤 것인지, 본교에서 훈련하여 얻은 신앙생활이 얼마나 감사한지, 나를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등. 하나님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저는 여전히 넘어지고 무너질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4년 전 신앙의 수준을 지금의 더 높은 곳에 올리셨고 이후 더 높은 곳으로 올려 주실 줄 확신하고 믿습니다. 그루터기 여러분들도 매너리즘을 느끼며 꺼져있는 신앙생활을 하고 있지 않은지요? 자신에게 주신 복을 생각하시며 독수리 날개침 같이 올라가는 신앙의 계기를 꼭 가져보시길 소원합니다.



ㅡ 강희한 그루터기

(그루터기紙 188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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