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겐 하긴 힘든 말

2019년 1월 7일 업데이트됨

나는 모태신앙으로 교회를 다닌 지 꽤 오래 되었지만, 여전히 말하기 힘든, 또 묻기 힘든 말이 하나가 있다.


“은혜 받았다”


이 말이 내게는 너무도 힘든 말이다. 솔직한 마음으로 이 단어의 뜻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아니면, 내가 정말 은혜를 받은 것인지 아닌지 확실하지 않기 때문일 수도 있다. 은혜가 당장 눈앞에 보이지 않는 추상적인 부분이 있기에 정확하게 알고 쓰지 않으면, 명확하게 이해하고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뭔가 모를 죄책감이 생기기도 한다.


예배를 드리고 난 후, 행사가 끝난 후, 또 자기만의 어떤 일을 겪은 후 사람들은 말한다. “은혜 받았다.” “은혜 받으셨어요?” 나는 그런 일상적인 대화와 질문자체가 가끔은 힘겹기도 했다. 내가 지금 느끼는 이 감정이 정말 다른 사람이 느낀 은혜일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하기도 했다.


은혜를 받았다는 것. 그 말을 천천히 곱씹어 보기로 했다. 은혜라는 단어를 나는 쉽게 이해 할 수 없어서 뒤에 있는 ‘받았다’라는 것에 집중하기로 했다. 받는다는 것은 내가 직접 해야 하는 것이다. 아무리 나에게 주어지는 것이라도 내가 받으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그건 받을 수 없게 된다.


그렇게 생각해보니 나는 받은 것들이 너무 많았다. 나의 가족, 친구들과 그루터기의 많은 동역자들, 오랜 시간을 함께했던 방송팀, 그리고 51대 임원단. 이들 모두와 함께했던 모든 시간들은 내가 전부 받은 것이었다.


그리고 그 받았던 모든 것들이 은혜가 아니었을까.. 성경적으로, 또 신앙적으로 나는 아직까지 너무 어리다고 생각해서 많은 것을 알지 못하지만 받는다 라는 것은 나의 노력이 필요한 것이었다. 내게 주어진 것, 내게 주시려고 하는 것들이 많을 텐데 내가 그것을 받으려고 노력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결국 내게 주어지지 않을 것이다.


나에게 주어질 많은 순간들과 구원의 축복을 내가 진정 받을 수 있다면 그것이 은혜가 아닐까. 그래서 나는 노력하기로 했다. 주어진 것들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내게는 51대 임원단이라는 1년의 시간 그리고 더 나아가서는 그루터기 생활이 주어졌다. 나는 그 생활에서 주시는 것들을 최대한 받으려고 노력해야겠다. 그러면 나에게 주어진 은혜도 받을 수 있을 것이고, 하기 힘든 말이 아닌 어느새 입술로 가장 먼저 고백하는 말이 되어 있을 것이다.


“은혜 받았다.”


ㅡ 방송선교팀 팀장 김남주

(그루터기紙 1825호)




조회 4회

최근 게시물

전체 보기

adieu 2020! Hello 2021!

안녕하세요 그루터기 94또래 김현선입니다. 2020년을 무사히 지내고 2021년 첫 그루터기지의 칼럼을 쓸 수 있게 되어 감사합니다. 지난 2020년은 우리 모두에게 유난히 힘든 해였습니다. ‘코로나 19’라는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사태에 전 세계 사람들은 큰 혼란에 빠졌습니다. 현재 상황들을 보면 앞길이 보이지 않는 어두컴컴한 흑암과 같습니다. 희망이라

‘소리’처럼

목포 생활 1주일째 접어들고 있다. 25년 목사로서, 43년 동안 신앙의 터전으로 한 번도 떠난 적 없는 평강동산. 아니 떠나리라는 생각조차 한 번도 하지 않았던 곳이다. 나의 정체성을 형성하고 젊은 시절을 불살라 헌신한 곳이니. 이곳에 와서 가끔 “내가 왜 이런 결정을 했지?” 스스로 반문해보곤 했었다. 한 발짝 떨어져 과거 내 삶의 본거지를 살펴보니 내

<자리에 대한 책임>

2020년은 제 개인적으로 신앙적인 측면에서 깨달은 바가 많은 한해였습니다. 처음으로 교회의 한 기관에서 예배부총무라는 자리를 맡아 그동안 몰랐던 사실들을 알게 되었습니다. 평소에 생각하지 않았었던 예배 준비와 과정에서 수많은 사람의 노력이 있었고, 원활한 진행을 위해 예배가 마칠 때까지 긴장하는 임원들의 모습을 보며 저 자신이 그동안 너무 편안하게 예배를

홈페이지에 대한 문의사항이

있으신 경우 메일을 보내주세요 :)

  • Grootugi Facebook
  • Grootugi Instagram

152-896 서울시 구로구 오류로 8라길 50 평강제일교회 청년2부 그루터기 선교회   Tel. 02-2687-8620

Copyright ⓒ2018 grootugi.or.kr All rights reserved.